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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티셔츠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원단을 어떻게 선택하고 발주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원단을 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티셔츠의 형태를 결정하는 패턴 제작입니다.
같은 면 20수 원단을 사용하더라도 패턴에 따라 티셔츠의 느낌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깨가 어디에 떨어지는지, 가슴 폭이 얼마나 넓은지, 총장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기본핏이 될 수도 있고 오버핏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자체 제작에서는 기성 티셔츠처럼 이미 완성된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직접 원하는 실루엣을 정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티셔츠 패턴이 무엇인지부터 기본핏과 오버핏의 차이, 그리고 S·M·L·XL·2XL 같은 사이즈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티셔츠 패턴은 무엇을 결정할까?
패턴은 쉽게 말하면 티셔츠를 만들기 위한 설계도입니다.
앞판과 뒷판, 소매, 목둘레 등 형태를 종이에 만들어 놓고 그 패턴에 맞춰 우너단을 재단한 뒤 봉제하면 한 장의 티셔츠가 완성됩니다.
따라서 패턴을 만들기 전에 먼저 내가 원하는 티셔츠의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슴단면 · 총장 · 어깨너비
· 소매길이 · 소매통 · 목둘레 · 밑단 폭
이 가운데 가슴단면과 어깨너비, 총장은 전체적인 핏을 결정하는 데 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가슴단면이 넓고 어깨선이 실제 어깨보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면 여유 있는 실루엣이 만들어집니다. 반대로 가슴 폭이 좁고 어깨선이 몸에 가깝게 맞으면 상대적으로 슬림한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치수만 크게 만든다고 원하는 핏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슴단면만 넓히고 소매와 어깨를 그대로 두면 전체적인 비율이 어색할 수 있고, 총장만 길게 만들면 단순히 큰 티셔츠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티셔츠 패턴은 각각의 치수를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깨, 가슴, 총장, 소매의 비율을 함께 설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기본핏과 오버핏은 어떻게 다르게 디자인할까?
기본핏은 몸에 지나치게 붙지도 않고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 가장 일반적인 실루엣입니다.
어깨선은 실제 어깨 위치와 크게 벗어나지 않고, 가슴에도 적당한 여유가 있으며 총장과 소매길이 역시 일상적으로 입기 편한 비율로 구성됩니다.
그래서 기본핏은 남녀공용 티셔츠나 일반 캐주얼, 로고 티셔츠처럼 폭넓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에 활용하기 좋습니다.
반면 오버핏은 단순히 기본핏보다 큰 사이즈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오버핏을 만들 때는 보통 어깨너비와 가슴 폭을 넓히고 소매길이와 소매통을 함께 조정하면서 전체 라인을 설계합니다.
특히 어깨선이 아래로 떨어지는 드롭숄도 형태는 스트리트 티셔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기본핏 XL을 그대로 크게 입으면 가슴뿐 아니라 총장도 함께 길어져 전체적으로 단순히 큰 옷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반면 처음부터 오버핏으로 설계한 티셔츠는 가슴과 어깨는 넓게 만들면서 총장은 지나치게 길어지지 않도록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매를 조금 길고 넓게 만들면 훨씬 자연스러운 스트리트 스타일이 만들어집니다.
그래픽 티셔츠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중요합니다.
등판에 큰 그래픽을 넣는다면 가슴과 등판 면적이 넓은 오버핏이 그래픽을 보여주기에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왼쪽 가슴에 잘은 로고만 넣는 베이직 티셔츠라면 기본핏이 더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패턴은 단순히 옷을 크기를 정하는 작업이 아니라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 것인지 결정하는 디자인 과정입니다.
3. S·M·L·XL·2XL 사이즈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기준이 되는 핏을 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사이즈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S·M·L·XL·2XL을 각각 따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먼저 기준 사이즈 하나를 만든 뒤 다른 사이즈로 확대하거나 축소합니다.
예를 들어 주요 고객층을 고려해 M이나 L을 기준 사이즈로 정하고 먼저 샘플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샘플을 착용해 보면서 가슴 폭, 총장, 어깨, 소매길이를 수정하고 원하는 핏이 완성되면 그 패턴을 기준으로 다른 사이즈를 만듭니다.
이렇게 기준 패턴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크고 작게 만드는 과정을 그레이딩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모든 치수를 똑같이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사이즈가 커질 때 가슴단면은 일정 폭 넓어지더라도 총장과 어깨너비, 소매길이는 각각 다른 간격으로 증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버핏은 이미 가슴과 어깨에 여유가 많기 때문에 기본핏과 같은 방식으로 사이즈를 키우면 지나치게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이즈별 치수는 브랜드의 핏과 타깃 고객에 맞춰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남녀공용 오버핏 브랜드라면 M과 L을 중심 사이즈로 두고 S는 지나치게 작아지지 않도록, XL과 2XL은 총장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비율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사이즈표를 완성했다고 바로 본생산에 들어가면 안 됩니다. 가능하면 기준 사이즈뿐 아니라 한 단계 작은 사이즈와 큰 사이즈도 샘플을 만들어 직접 창용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M사이즈는 완벽한데 XL에서 소매가 지나치게 길거나, S에서 목둘레가 너무 좁아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체 생산에서 패턴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원하는 핏 결정 → 기준 사이즈 설정 → 1차 패턴 제작 → 샘플 착용 → 치수 수정 → 기준 패턴 확정 → 사이즈 그레이딩 → 사이즈별 최종 확인
특히 처음 자체 티셔츠를 만드는 소규모 브랜드라면 기존에 잘 맞았던 기성 티셔츠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기존 제품의 가슴단면, 총장, 어깨너비를 직접 측정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고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싶은지 정리하면 패턴실이나 생산업체와 소통하기도 훨씬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현재 티셔츠의 가슴폭은 좋은데 총장을 2cm 줄이고 어깨를 조금 넓히고 싶다"처럼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티셔츠 패턴 작업은 단순히 사이즈표의 숫자를 맞추는 작업이 아닙니다.
브랜드가 원하는 스타일을 정하고, 실제로 입어보면서 비율을 수정하고, 여러 사이즈에서 같은 느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입니다.
특히 그래픽 티셔츠 브랜드에서 패턴 자체가 디자인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은 그래픽을 사용하더라도 기본핏과 오버핏에 따라 제품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한 가진 기준 핏과 한 가지 기준 사이즈부터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 기준이 완성되면 이수 새로운 컬러나 그래픽을 추가하더라도 브랜드만의 일관된 디자인을 유지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