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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Printstar, Gildan, United Athle처럼 이미 생산된 기성 무지티를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기성 무지티는 원하는 제품을 필요한 만큼 구입해 그래픽을 인쇄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브랜드가 시작하기에 매우 편리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기존 제품만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깨를 조금 더 넓게 만들고 싶다."
"총장은 짧고 소매는 길었으면 좋겠다."
"목 시보리를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다."
이처럼 원하는 핏이나 원단, 봉제 방식이 구체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 직접 생산을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 티셔츠를 생산하려고 하면 OEM, ODM, 패턴, 샘플, 원단 발주, 봉제공장처럼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한꺼번에 등장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무지 티셔츠를 직접 생산할 때 어떤 방법이 있고, 소규모 브랜드라면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OEM · ODM · 자체제작은 무엇이 다를까?
티셔츠 생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쉽게 생각하면 브랜드가 어디까지 직접 결정하고 생산업체가 어디까지 담당하는 가에 따라 나눌 수 있습니다.
1) OEM 생산
OEM은 브랜드가 원하는 제품의 방향과 사양을 정하고, 생산업체가 그 조건에 맞춰 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면 20수 원단을 사용하고,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컬러로 오버핏으로 만든다면, 브랜드에서 원하는 가슴단면과 총장, 어깨너비, 소매길이 등의 치수를 결정해 제작 가이드를 전달하면, 생산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패턴 제작부터 재단, 봉제 등의 과정을 진행해 제품을 완성합니다.
기성 무지티를 판매해 본 경험이 있다면 OEM 방식은 더욱 활용하기 좋습니다. 기존 제품을 실제로 판매하면서 고객 리뷰 의견이나 아쉬웠던 부분을 제작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 티셔츠를 판매하면서 "어깨가 조금 좁다", "총장이 다소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깨는 2cm 넓히고 총장은 2cm 줄이는 식으로 구체적인 수정 방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목 시보리의 두께나 소매 길이, 원단의 두께까지 조정하면 기존 기성품에서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이미 검증된 기성 티셔츠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개선해, 내 브랜드만의 핏과 사양을 가진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ODM 생산
ODM은 브랜드가 세부 사양을 모두 정하기 보다 생산업체가 보유한 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제품을 함께 만들어 가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20~30대가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오버핏 티셔츠를 만들고 싶다" 정도의 제작 방향을 전달하면, 생산업체가 보유한 원단과 기존 패턴,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적합한 제품 사양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의류를 제작하는 브랜드는 원단 선택이나 패턴 설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ODM방식이 제품 개발의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생산업체가 보유한 원단과 패턴을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브랜드만의 독특한 핏이나 세부 사양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는지 업체와 충분히 협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자체제작
자체제작은 브랜드가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원단 업체에서 원하는 원단을 선택하고, 패턴실에서 브랜드에 맞는 패턴을 제작한 뒤 샘플 작업을 거쳐 재단과 봉제, 라벨과 각종 부자재까지 하나씩 직접 결정하고 관리하게 됩니다. 그만큼 원하는 핏과 원단, 봉제 방식 등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브랜드만의 개성이 담긴 제품을 만들기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생산 과정 전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여러 업체와 일정을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OEM, ODM, 자체제작 중 어느 방식이 가장 좋다고 결정하기보다는 현재 가지고 있는 생산 경험과 만들고 싶은 제품의 기준이 얼마나 구체적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경험이 쌓이면 기성품이나 OEM에서 시작해 점차 자체제작의 비중을 높이는 방법도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2. 티셔츠 한 장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질까?
완성된 티셔츠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단계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기본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 기획 → 원단 선택 → 패턴 제작 → 샘플 제작 → 수정 → 원단 발주 → 재단 → 봉제 → 라벨 부착 → 검품 → 완성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어떤 티셔츠를 만들 것인지 정하는 것입니다.
기본핏인지 오버핏인지, 여름용인지, 사계절용인지, 그래픽 티셔츠인지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원단과 패턴이 달라집니다.
제작 방향을 정했다면 다음은 원단입니다.
면 100%, CVC, 폴리에스터 등의 소재를 선택하고 원단의 두께와 촉감, 컬러를 결정합니다.
원단이 결정되면 원하는 핏에 맞춰 패턴을 만듭니다.
가슴단면, 총장, 어깨너비, 소매길이뿐 아니라 목둘레와 소매 폭처럼 실제 착용감과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 부분까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이 샘플 제작입니다.
처음 만든 샘플이 바로 최종 제품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직접 입어 본 뒤 총장을 조금 줄이거나 어깨를 넓히고, 목둘레나 소매 폭을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2차, 3차 샘플까지 제작해 최종적인 핏을 결정한 뒤 본 생산에 들어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직접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본생산 전에 기준이 되는 샘플을 정확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3. 소규모 브랜드는 어떻게 직접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작은 브랜드도 충분히 무지 티셔츠를 직접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다양한 핏과 컬러, 사이즈를 한꺼번에 운영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생산비와 재고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핏, 오버핏, 슬림핏 세 가지 스타일을 만들고 각각 화이트, 블랙, 그레이, 네이비 네 가지 컬러를 운영한다고 가정해 보면, S·M·L·XL·2XL까지 다섯 가지 사이즈를 적용하면 단수 계산으로도 60개의 상품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각 조합마다 일정 수량의 재고를 보유해야 한다면 초기 생산비는 물론 보관해야 할 재고도 크게 늘어납니다. 따라서 처음 직접 생산을 시작할 때는 가능한 한 제품 구성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픽 티셔츠 브랜드라면 처음부터 여러 가지 핏을 동시에 개발하기보다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한 가지 핏을 먼저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오버핏을 주력으로 결정했다면 화이트와 블랙처럼 활용도가 높은 두 자기 컬러부터 생산해 보는 방식입니다.
이후 실제 판매를 통해 고객이 어떤 컬러와 사이즈를 많이 선택하는지 확인하고, 판매 반응이 충분하다면 그레이나 네이비 같은 컬러를 추가해 상품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 생산수량보다 중요한 것은 '판매 가능한 수량'
직접 생산에서 수량을 많이 만들수록 한 장당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생산을 진행할 때 단가를 낮추기 위해 예상보다 많은 수량을 주문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되지 않은 티셔츠는 재고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100장을 생산하면 장당 가격이 조금 높고 500장을 생산하면 단가가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실제 150장밖에 판매되지 않으면 남은 제품에 더 많은 자금이 묶이게 됩니다.
따라서 작은 브랜드에서는 가장 낮은 생산단가를 만드는 것보다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생산수량을 결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소량으로 판매 반응을 확인하고, 잘 팔리는 컬러와 사이즈를 중심으로 추가 생산하는 방식이 재고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 기성 무지티의 판매 데이터를 활용
처음부터 자체 생산을 시작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기성 무지티를 먼저 판매하면서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직접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현실적입니다.
기성 제품을 판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사이즈가 많이 나가는지, 어떤 컬러가 잘 팔리는지, 고객이 어떤 핏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기존 제품에서 M과 L사이즈의 판매 비중이 높고 화이트와 블랙이 꾸준히 판매됐다면, 자체 생산을 시작할 때도 이 데이터를 활용해 컬러별, 사이즈별 생산수량을 정할 수 있습니다.
고객 리뷰 역시 좋은 자료가 됩니다.
"총장이 조금 길다", "어깨가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다", "목 부분이 더 탄탄했으면 좋겠다"와 같은 의견이 반복된다면 이런 내용을 자체 제작 티셔츠의 패턴과 봉제 사양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무지 티셔츠를 직접 생산한다는 것은 봉제공장에 제품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원단, 핏, 사이즈, 컬러, 생산수량을 하나씩 결정하면서 내 브랜드만의 기준을 반영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성 무지티를 매입하는 것보다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샘플 제작과 생산에도 비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 판매 경험과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조금씩 제품을 개선한다면 기존 기성품에서는 만들기 어려웠던 브랜드만의 핏과 품질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작은 브랜드라면 처음부터 모든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기성품으로 시장을 테스트하고 → 잘 팔리는 제품의 특징을 분석하고 → 한 가지 기준 티셔츠 직접 생산하고 → 판매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컬러와 사이즈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직접 생산의 목적은 단순히 '우리 브랜드가 직접 만든 티셔츠'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더 정확하게 만들고, 그 제품을 브랜드 기준으로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